
계약 기간이 1년 넘게 남았는데 직장 발령이나 가족 사정으로 이사를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흔히 떠올리는 방법이 '내 계약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 또는 '내가 빌린 집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는 것'입니다. 법에서는 앞의 것을 임차권 양도, 뒤의 것을 전대(轉貸)라고 부릅니다.
두 방법 모두 가능은 하지만, 절차를 건너뛰면 기존 계약이 해지되거나 새로 들어온 사람이 보증금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양도와 전대의 차이, 임대인 동의가 왜 핵심인지, 그리고 각 당사자가 확인해야 할 점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임차권 양도와 전대, 무엇이 다를까
임차권 양도는 임차인의 지위 자체를 새 사람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양도가 끝나면 기존 임차인은 계약에서 빠지고, 새 임차인이 임대인과 직접 계약 관계를 이어받습니다. 보증금 반환도 새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의 문제가 됩니다.
전대는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자신이 빌린 집을 다시 다른 사람(전차인)에게 빌려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계약이 두 겹이 됩니다.
- ●임대인 ↔ 임차인(전대인): 원래 계약 그대로 유지
- ●임차인(전대인) ↔ 전차인: 새로운 전대차 계약
실무에서는 두 가지를 섞어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누가 누구에게 보증금을 돌려받는지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계약서 제목과 내용부터 어느 쪽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임대인 동의가 핵심인 이유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도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를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두고 있습니다.
즉, 임대인 동의 없는 양도·전대는 단순한 '약속 위반'이 아니라 내 계약 자체를 잃을 수 있는 사유입니다. 동의는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동의서에 대상 주택 주소·동호수, 양수인 또는 전차인 이름, 기간을 적는다
- ●임대인의 서명(또는 날인)과 날짜를 남긴다
- ●문자·메신저로만 받았다면 캡처를 보관하되, 가능하면 서면으로 다시 받는다
※ 집의 아주 작은 일부(예: 방 한 칸의 일부 공간)를 빌려주는 경우에는 민법상 예외 규정이 있지만, 아파트 한 세대를 통째로 넘기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예외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새로 들어오는 전차인이 꼭 확인할 것
전대로 입주하는 사람(전차인)은 일반 임차인보다 한 단계 더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내 보증금을 받은 사람은 집주인이 아니라 기존 임차인이기 때문입니다.
- ●임대인 동의서 원본 확인: 동의가 없는 전대라면 원래 계약이 해지될 때 함께 집을 비워야 할 수 있습니다
- ●원래 임대차계약서 확인: 남은 기간, 보증금, 월세, 특약(전대 금지 조항 여부)을 봅니다. 전대 기간은 원래 계약 기간을 넘길 수 없습니다
- ●등기부등본 열람: 집주인 명의,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를 확인합니다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입주 당일 처리합니다
판례는 임대인 동의를 받은 적법한 전대에서, 전차인이 전입신고를 마치면 기존 임차인의 대항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직접 청구할 상대는 원칙적으로 기존 임차인(전대인)이지 집주인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있는지, 원래 계약이 끝날 때 보증금이 어떤 순서로 정산되는지를 계약서에 적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존 임차인(전대인)이 챙길 것
집을 넘기는 쪽도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전대의 경우 원래 계약은 그대로 살아 있으므로, 전차인이 월세를 밀리거나 집을 훼손하면 임대인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기존 임차인에게 남습니다.
- ●전대차 계약서에 월세 납부일·관리비 부담·원상복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 ●원래 계약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전대 기간을 원래 계약 만료일 이전으로 맞춘다
- ●입주 전 집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남기고 전차인과 함께 확인한다
- ●임차권 양도라면 임대인·양도인·양수인 3자가 함께 서명한 합의서로 보증금 반환 주체가 바뀌었음을 명확히 한다
특히 양도 방식에서 보증금을 새 임차인에게서 먼저 받고 임대인과의 정리를 미루면, 나중에 누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는지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보증금 정산과 계약 당사자 변경은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처리하는 것을 권합니다.
민간임대·공공지원 임대주택이라면 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등록된 민간임대주택, 특히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입주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공급하는 주택이라 양도·전대가 일반 임대차보다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법령상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근무·생업·질병 치료 등 정해진 사유가 있을 때 임대사업자의 동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 ●입주자모집공고와 표준임대차계약서의 양도·전대 조항을 먼저 확인한다
- ●무단 전대가 확인되면 계약 해지나 재계약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 ●중도 이사가 필요하면 전대보다 중도 해지 절차나 관리사무소·임대사업자와의 협의가 더 현실적인 경우가 많다
※ 임대주택 유형과 공급 조건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다르므로, 실제 판단은 임대사업자 안내와 계약서 조항, 필요하면 법률 전문가의 확인을 기준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전대 월세, 얼마가 적정할까
전대차 월세를 정할 때 원래 계약보다 크게 높여 받으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임대인과의 신뢰를 해치고 분쟁의 원인이 되기 쉽습니다. 적정 수준을 가늠하려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전월세 실거래 자료와 한국부동산원의 임대 동향 통계로 같은 단지·비슷한 면적의 최근 거래를 비교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다만 공개된 실거래 자료는 신고 시점의 기록이며 층·향·옵션·계약 조건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비교 결과는 참고 범위로만 활용하고, 특정 금액이 '맞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글은 임차권 양도·전대 제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실제 계약 전에는 공인중개사·법무사·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양도와 전대는 계약 기간 중 이사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이지만, 출발점은 언제나 임대인의 서면 동의입니다. 넘기는 사람은 남는 책임을, 들어오는 사람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상대를 분명히 해 두면 대부분의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울산 남구 이안 문수로의 장기임대 계약 조건이나 중도 이사 관련 기준이 궁금하시다면 분양상담실에서 계약서 조항을 함께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